모든 국민은 정상적인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정부는 이를 보장할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 <표준 정부>는 모든 국민이 정상적이고 표준적인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입니다. 엔노시타 치카라의 방문을 열면 시계가 보인다. 숫자도 테두리도 없는 무소음 시계는 책상 왼쪽 벽에 걸려 있다. 검고 동그란 축 위의 시곗바늘은 부드럽게...
시작할 때가 되었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게 무엇이 되었든 간에 시작할 때가 되었다. 커튼 너머 찌르는 열기가 잦아들었으므로 그는 알 수 있었다. 바람에 오른손 새끼손가락이 시렸으므로 그는 알 수 있었다. 무화과의 계절이 지났으므로 그는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었지만 할 수 없었다. 무엇을 해야 할지 알...
부활동의 끝은 가리가리군. 니시노야 유우의 법칙이었다. 그러므로 아즈마네 아사히의 부활동 역시 가리가리군의 껍데기가 벗겨지는 소리로 끝났다. 없-어. 빨리 문 닫아라. 짐짓 퉁명스러운 우카이의 말에 니시노야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하늘색 가리가리군을 꺼냈다. 뭐 찾아? 니시노야는 미간에 주름을 만들었다가, 소다맛 가리가리군을 힘껏 베어 물었다. 그는 미간을 ...
오늘도 어느새 란포는 잠들어 있었다. 그보다 두 살이 아니라 열두 살이 어리다고 해도 믿을 만한 동안이었다. 그러나 그 동안 아래에 얼마나 많은 숙고가 있는지 그는 알고 있었다. 알 수 있었다. 그는 그의 검은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생각했다. 그는 그가 왜 과자를 먹는지 알고 있었다. 그는 그가 왜 혼자서 전철을 타지 않는지 알고 있었다. 그는 그가 왜 얼...
요코하마에 있는 이상, 에도가와 란포의 이름을 한 번이라도 들어 보지 못한 사람은 거의 없을 터였다. 특히 개항지에서 조실부모하여 낮에는 신문배달을, 밤에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그의 옆집에 사는 누군지 모를 사람보다도 친숙한 이름일 것이었다. 에드거 앨런 포는 요코하마에서 매일 일어나는 갖가지 말도 안 되는 사건들을 보며, 자신이 쓰던 추리소설이란 무엇인...
포는 아직 물기가 채 가시지 않은 가운의 앞섶을 여몄다. 당황해서 버둥거릴 새도 없이 모든 것이 끝났다. 남의 손에 씻겨지는 감각은 그에게는 지나치게 생경한 것이어서 아직도 부끄러움이 채 가시지 않았다. 남의 몸을 씻기는 것 따위야 익숙하다는 듯 구는 사용인의 모습이 도리어 그를 몇 배로 부끄럽게 했다. 기계적일 정도로 능숙한 몸놀림에서 그는 위화감을 느꼈...
불과 한 달여 전 발생한 K구 강간미수 사건은 얼핏 그와 같은 주장이 합리적인 것처럼 착각케 한다. 많은 사람을 경악케 했던 피의자 J씨의 주장 - 그는 자신이 알파이기에 저항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검사 결과 J씨는 기준 알파 후각 검사의 모든 단계를 통과하지 못하였다 – 은 그 진위 여부와 무관하게 알파 혐오를 이슈화시키기에 충분했다. 알파를 ...
여름은 벌써 한풀 꺾여 가을꽃의 준비를 했다. 심은 사람처럼 늦된 천일홍이 지친 녹음 대신 고개를 들었다. 천 일 동안 붉어서 천일홍이야. 그가 그렇게 말했던 것을 기억한다. 시든 여름을 대신해 피는 붉은 가을이 단풍마냥 고왔다. 한해살이 풀이잖아. 그는 말했었다. 한 해 살이 풀이지. 그가 대답했다. 그래서 천 일 동안 붉을 수 있는 거라고 그가 부스스 ...
18.10.9 - 일부 대명사 수정 아무도 차마 그를 그립다 말할 수 없었다. 아무도 그의 이름을 꺼내지 못했다.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기엔 마음의 둑이 아직 얕았다.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범람을 막았다. 기일이었다. 오늘 연습은 쉬겠습니다. 그를 말리는 사람도, 사정을 묻는 사람도 없었다. 올해 갓 1학년이 된 아이들만이 가라앉은 분위기에 눈치를 볼 뿐이...
마지막으로 사냥에 성공한 지 얼추 열흘 정도 되었다. 골짜기는 폐허처럼 말라붙었다. 시기에 맞지 않는 피안화만 홀로 붉었다. 미끼다, 아사히는 생각했다. 온 산이 말라붙은 지금 같은 때. 입에 넣을 수 있다면 그게 무어가 되었든 달려든 동물이 있었을 테다. 구근을 문 시체를 먹고 구근은 겨울을 버틸 것이다. 아사히는 등을 돌렸다. 아직 사흘 정도는 더 버틸...
츠키시마 케이는 누군가의 손을 발견한다. 그것은 잘린 손이다. 손은 아름답다. 상자 속에 담긴 손을 츠키시마 케이는 소중하게 안아든다. 이제 그는 손에 홀려 있다. 마젠타와 철쭉 사이의 핫핑크다. 그것은 왼손이다. 그는 형용할 수 없는 갈증을 느낀다. 어떤 부족함이다. 그는 그게 목마름인지를 알지 못한다. 바닷물을 삼킨 지 375일째다. 썩은 몸과 쓰레기와...
스가와라 코우시는 여느 때와 같이 마파두부밥을 먹고 있었다. 사실 여느 때와 같이, 라는 말에는 어폐가 있다. 아무리 스가와라 코우시라도 보통 삼 일 내내, 한 끼도 빠지지 않고, 하루 세 끼를 마파두부와 마라샹궈 외 온갖 얼얼함과 매움을 어필하는 음식으로, 통후추와 마라와 캡사이신 소스를 보이는 대로 처넣지는 않는다. 저녁이라기엔 조금 이른 그것을 한 입...
감상 먹고 사는 사람. 하이큐 야마구치 최애, 츠키야마 중심 야마구치 (TS 포함 헤테로 커플링 제외) 올커플링. 츠미시마가 타캐랑 엮이는 컾 완전히 못 봄. 이런저런 안경 캐릭터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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